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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Good morning, Sweet 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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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urrection
Good morning

죽고 싶지 않다던, 삶을 갈구하던 이가 애정에 무너져 기어코 죽음에 굴복한, 삶의 의지가 사랑 앞에 굴복한 날이었다. 그날의 소동은 빠르게 수습되었다. 5년 전 죽었어야 했을 영웅이 빌런으로 돌아왔다는 참혹한 뉴스 기사 따위는 흘러나가지 않았다. 그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기에. 그러니 당신의 서사에는 흠 하나 나지 않았다. 여전히 스타레인의 모두에게 당신은 영웅이다. 제거해야할 배신자나 빌런 같은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

이미 당신의 장례는 5년 전에 치뤄졌다. 그리하여 이번 당신의 시신을 처리하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 입가와 가슴께에 남은 피를 닦아내고, 찢어졌던 옷가지를 벗겨내어 깨끗한 수의를 입힌다. 고운 목재 관에 담아 당신의 육신을 담는다. 그것이 건물 붕괴 사건이 벌어진 후 일주일 뒤의 일이었다.

조건은 충족되었다. 당신은 내 손 안에서 다시 생을 부여받는다. 살아있을 때와 다름 없는 모습으로, 수복된 육체에서 첫 숨이 터져나올적 그의 뺨을 애정을 담아 쓰다듬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펠리체.”


천천히 눈이 떠진다. 오드아이가 다시 빛을 찾는다. 주황색과 푸른색 눈동자가 번갈아 깜빡인다. 희미한 혼란이 스쳐 지나간다. 그의 가슴이 오르내린다. 처음 마시는 공기에 폐가 확장된다. 살아있지만, 죽음의 차가움이 여전히 피부에 남아있다. 펠리체의 긴 청발이 관 안에 흩어져 있다.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피부는 창백했다. 눈가의 붉은 빛이 더욱 짙어졌다.

뺨을 쓰다듬는 손길에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인간의 온기가 그의 차가운 피부에 스며들었다. 펠리체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듯했다.

“좋은 아침··· 달링.”

펠리체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아직 완전히 몸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의 오드아이가 혼란스럽게 주변을 살폈다. 마지막 기억이 떠오르는 듯했다. 손이 천천히 올라가 자신의 가슴을 만진다. 총알이 관통했던 자리. 그곳에는 이제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그의 눈빛이 복잡하게 변했다.

“자기가··· 나를 돌려놨구나.”


“···네, 기분은 어떠십니까?”

그가 일어날 수 있도록 손을 잡아 꺼내준다. 지독히도 차가운 손이었지만, 신경 쓰는 기색이 아니었다.


뜨겁고 차가운 기이한 감각이 온몸을 관통했다. 몸은 죽음의 한기를 품고 있었지만, 이번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창백한 손가락 끝이 흔들렸다. 오드아이가 또렷하게 빛났다. 죽음의 순간, 삶을 갈구하던 그 절박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대신 마치 오래된 동화처럼 평온한 감각이 온몸을 감쌌다. 펠리체는 차분하게 중얼거렸다.

“느낌이 이상해.”

일어서는 순간, 긴 청발이 흘러내렸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머리카락 사이로 목덜미의 작은 깃털이 드러났다. 여전히 몬스터의 흔적은 그의 육신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깜빡였다. 그의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이전의 화려하고 요란한 말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차분하고 담담한, 마치 오래된 연인과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죽음을 넘어선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평온함이.

“정말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어.”

펠리체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전의 광기도, 살의도 없었다. 대신 그의 오드아이에는 복잡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 주황빛 눈동자에는 따스함이, 푸른빛 눈동자에는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창백한 손가락이 천천히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수의의 감촉이 낯설었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죽음을 넘어 다시 돌아온 이 순간, 펠리체는 자신이 무엇이 되었는지 서서히 깨닫고 있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하피도, 영웅도 아니었다. 오직 펠리체 에런 도버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일 뿐.

그는 조심스럽게 한 발짝을 내디뎠다. 이전의 유연함과 날렵함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어색하고 서툰 움직임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마치 갓 태어난 아이처럼 세상을 새롭게 경험하는 듯했다. 그의 발걸음이 흔들렸다.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 이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려는 듯했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시체를 관리하는 장소. 어두운 조명. 차갑고 건조한 공기. 죽음의 흔적이 감도는 곳.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다.

장의사의 작업실.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선 이 공간이 이상하게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좋아. 이상하지만, 나쁘지 않아.”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다 참는 듯했다. 대신 그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죽음 이후의 첫 온전한 호흡. 그의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변했다. 이해와 깨달음이 그의 오드아이에 스쳐 지나갔다.


“옷을 가져오겠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고작 하루겠지만, 그럼에도 수수한 수의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말끔한 셔츠와 바지, 그리고 퍼 코트. 그가 옷 매무새를 다듬는 동안 저는 그의 머리카락을 다시 곱게 땋아내렸다. 조심스럽고 다정한 손길이었다.


수의를 벗어내는 순간, 펠리체의 긴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차가운 피부가 공기에 노출되자 본능적으로 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침착하게 숨을 고르며 옷을 받아들었다. 셔츠를 걸치는 동안 그의 창백한 피부가 드러났다. 죽음의 흔적이 온몸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새로운 삶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그의 긴 손가락이 천천히 셔츠 단추를 채웠다.

머리카락이 땋아지는 동안 펠리체는 눈을 감았다. 그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누군가의 손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이 이렇게 위안이 될 줄은 몰랐다. 목 뒤의 깃털이 부드럽게 흔들렸다.땋아진 청발이 우아하게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펠리체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오드아이가 맑은 빛을 띠었다. 주황빛 눈동자에는 따스함이, 푸른빛 눈동자에는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


평온해 보이는 그의 말에 내심 저도 기뻤다. 그에게 죽음을 내민 이는 다름 아닌 자신이었으니까. 영안실을 벗어나면서 그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전했다. 그리고 지금. 한낮의 햇빛이 드는 밖이다. 오늘도 스타레인은 무사했다. 어딘가에서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눈에 보이는 곳은.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하루. 하루가 저물면 이틀 후에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영웅도, 빌런도 아닌 이로서 해보고 싶던 일들을.


햇살이 쏟아지는 순간,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반짝였다. 그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죽음을 넘어 돌아온 이가 처음 맞이하는 햇빛. 차가운 피부 위로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었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하루라─, 하루도 충분해.”

펠리체의 시선이 천천히 하늘을 향했다. 푸른 하늘, 흘러가는 구름. 한때 자신이 날아다니던 그곳. 목 뒤의 깃털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제 그는 날개를 펼칠 생각이 없었다. 그의 오드아이가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평화로운 거리.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

“영웅이든 빌런이든... 이제는 그저 지나간 이야기지.”

“잠시 걷고 싶어. 평범한 사람처럼.”

펠리체의 시선이 멀리 닿았다.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싸움이 벌어지고 있겠지. 게이트가 열리고, 몬스터가 쏟아지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더 이상 그곳에 속하지 않았다.

“달링, 커피 한 잔 어때?”

그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어렸다. 이전의 광기 어린 웃음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싶은 순수한 바람이었다.


2
Resurrection
Life

그는 차분히 커피를 골랐다. 쓴맛이 입안에 퍼지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다. 유니온의 영웅이었을 때도, 그림리퍼의 빌런이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평온함. 거리를 걸으며 펠리체는 작은 것들에 감탄했다. 거리의 소음, 사람들의 웃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의 목 뒤 깃털이 미세하게 떨렸다. 한때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했는데.

이후에는 거리의 작은 서점에 들렀다.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조심스러웠다. 차가운 손끝으로 활자를 더듬었다. 이런 소소한 즐거움도 잊고 살았다. 점심으로는 오래된 레스토랑을 찾았다. 한때 자주 들르던 곳. 맛있게 식사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음식의 온기는 그의 차가운 몸을 데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마냥 즐거웠다.

“달링, 이런 게 행복이었나봐.”

“이상하네, 죽어있는데도 살아있는 것 같아.”

오후에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문득 테리를 떠올렸다. 동생은 지금도 자신을 증오하고 있겠지. 그건 잠시 잊기로 했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관으로 돌아온 펠리체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고마워. 하루동안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았어.”

“잘 자, 자기야.”

그의 마지막 인사는 속삭임처럼 흘러나왔다. 오드아이가 천천히 감겼다. 긴 청발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펠리체의 몸에서 온기가 빠져나갔다. 다시 또 하루, 관 속에 누운 그의 표정은 평온했다.




한 달이 흘렀다. 펠리체의 죽음과 부활은 이제 그들 사이의 의식이 되었다. 차가운 영안실에서 그는 매번 새로운 아침을 맞이했다. 눈을 뜨면 ‘좋은 아침’이라는 인사를, 생이 다할 때는 ‘좋은 꿈을’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 되었다. 날이 갈수록 펠리체는 하피라는 이름으로부터 멀어졌다. 모르턴과 함께, 영웅도 빌런도 아닌, 그저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자기?”

그는 여전히 자유로웠고, 변덕스러웠다. 때로는 도시의 옥상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날개를 펼치고 싶은 충동이 들 때마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더 이상 하늘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유니온 본부 근처를 지나갔다.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곳에서 테리를 보았다. 동생은 여전히 화려한 하늘색 머리를 땋고 있었다. 주황색 선글라스 너머로 미소짓는 모습. 펠리체는 그림자 속에 숨었다. 심장이 없는 그의 가슴이 아파왔다.

또 다른 날은 리하르트를 멀리서 바라보았다. ‘R’은 여전히 냉정했다. 펠리체의 눈에서 증오의 불꽃이 일었다가 이내 사그라졌다. 그가 자신을 배신했지만, 이제는 그저 과거의 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달링, 가끔은 그냥 온전히 죽는 게 편할 거라고 생각해.”

어느 날 펠리체가 불쑥 말했다. 그의 오드아이가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 이상하지?”

그리 말한 펠리체는 점점 더 안정을 찾아갔다. 하루 24시간의 생이 짧게 느껴졌지만, 그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마치 평범한 연인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었다.

“좋은 꿈 꾸길, 달링.”

어떤 하루를 보냈든, 무슨 일이 있었든 그의 마지막 인사는 언제나 같았다. 하루의 끝에 그는 다시 죽음으로 돌아간다. 당연한 일과,




평화로운 어느 날의 오후, 때마침 거실에 켜둔 라디오에서 음악이 흐른다. 내밀어진 모르턴의 손을 본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흔들렸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왈츠 선율에 그의 목 뒤 깃털이 살짝 떨렸다.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오, 이런. 달링도 참.”

그가 우아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오드아이가 장난스럽게 빛났다. 그의 차가운 손이 모르턴의 손을 잡았다. 펠리체는 자연스럽게 리드 자세를 취했다. 그의 움직임은 우아했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음악에 맞춰 그들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펠리체의 청발이 공중에서 나부꼈다. 그의 긴 속눈썹이 깜빡였다.

펠리체는 완벽한 리듬감으로 이끌었다. 그의 발걸음은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가벼웠다. 한때 하늘을 날던 자의 우아함이 그의 춤에 묻어났다. 때때로 그의 목 뒤 깃털이 음악에 반응했다. 그의 오드아이가 부드럽게 빛났다. 주황빛 눈동자에는 즐거움이, 푸른빛 눈동자에는 그리움이 어렸다.

“이런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펠리체가 미소지었다. 그의 차가운 손이 모르턴의 손을 조금 더 강하게 잡았다. 음악이 끝나갈 무렵, 그는 마지막 스핀을 완벽하게 이끌었다. 청발이 공중에서 우아하게 휘날렸다.

“달링, 고마워. 살아있을 때도,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었어.”

펠리체는 천천히 자세를 풀었다. 그의 오드아이가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차가운 손은 여전히 모르턴의 손을 잡고 있었다.


“후회하지 않습니까?”

“제 말을 듣고, 하루를 살고, 하루 건너 다시 하루를 사는 이 삶을 얻은 것을.”

저자신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차가운, 온기가 없는 그의 손이 숨을 쉬고 있음에도 여전히 망자임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허나 당신도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이 삶을 산지도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가니 그도 느낀바가 있겠지.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깜빡였다. 주황빛과 푸른빛이 섞인 눈동자가 모르턴을 응시했다. 그의 차가운 손이 살짝 움직였다. 청발이 한 갈래로 땋아져 어깨 너머로 흘러내렸다. 그가 입술을 끌어올려 미소지었다.

“후회? 아니, 달링. 후회하지 않아.”

펠리체는 천천히 몸을 돌려 거실을 가로질렀다.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우아했다. 곧 조용히 웃었다.

“물론 가끔은 힘들 때도 있어.”

“맥박이 없는 이 몸으로, 매일 다시 죽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

“하지만 달링, 자기가 있어서 이 모든 게 의미가 있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네가 있어. 그리고 매일 밤 눈을 감을 때도, 네가 있어.”

“돌아온 이 세상 어디에도 내 자리가 없었는데, 네가 내게 자리를 만들어줬어.”

“달링, 내가 후회하는 건 단 하나뿐이야. 더 오랜 시간 자기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거.단 하루, 24시간뿐이라는 것.”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극명한 것은 자신의 능력의 한계이니, 당신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기꺼이 갈고닦아 더 늘리리라. 그를 조심스럽게, 부수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는 사람처럼 팔을 뻗어 감싸안았다.

“후회하지 않는다면 됐습니다. 사랑해요.”

그리 수많은 망자들에게 속삭여왔을 것이다. 다정하고, 진심 어린 애정이 가득한 말을.


펠리체의 호흡이 멎었다. 그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눈동자의 푸른색과 주황색이 모두 크게 열렸다. 팔이 그를 감싸 안았을 때, 그의 깃털이 긴장으로 곧추섰다가 천천히 아래로 늘어졌다. 펠리체는 팔을 들어올려 느리게 상대의 등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은 차가웠지만, 그 움직임은 다정했다.

“응, 사랑해. 어떤 누구도 이렇게 사랑해본 적 없어.”

“달링, 나 이 말을 하면서 몇 번이나 죽고 살았을까? 하지만 매번 처음인 것처럼 가슴이 떨려.”

“난 이제 더 이상 영웅도 아니고, 살아있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자기가 있어서 난 여전히 ‘누군가’야.”

“다행이지.”




쏟아지는 햇빛, 모르턴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펠리체의 눈에 든다. 그의 길고 창백한 손가락이 모르턴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향해 뻗었다. 그러나 눈을 감은 모르턴의 반응에 그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주황빛과 푸른빛 오드아이가 크게 열렸다. 그의 목 뒤 깃털이 살짝 일어섰다. 펠리체의 입술이 미소로 휘어졌지만, 그 미소에는 망설임이 묻어있었다.

“자기······.”

펠리체는 잠시 손을 그대로 멈춘 채 모르턴을 바라보았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없는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요동쳤다. 마침내 그가 천천히 몸을 숙여 얼굴을 가까이 했다. 그의 차가운 숨결이 모르턴의 얼굴에 닿았다. 펠리체의 긴 속눈썹이 깜빡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그는 갑자기 방향을 틀어 모르턴의 머리카락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머리카락 사이를 헤집었다.

“항상 단정해 보이는 건 중요하니까. 그치?”

그가 가볍게 웃었지만, 그 웃음소리는 평소와 달리 약간 떨렸다. 손이 모르턴의 머리카락에서 천천히 내려와 뺨 가까이에서 맴돌았다. 그의 오드아이에 망설임과 욕망이 교차했다.

“달링, 넌 때때로 날 미치게 해.”

“하지만,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도 괜찮은 걸까?”


“··· 안 되나요?”

감았던 눈을 느릿하게 뜨고 그의 손을 잡았다.


펠리체의 오드아이가 흔들렸다. 그의 긴 속눈썹이 빠르게 깜빡였고, 그의 깃털 끝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고 거칠었다. 그의 목 뒤의 깃털이 살짝 일어섰다가, 천천히 아래로 누웠다.

“안 되는 게 아니라······.”

펠리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차가운 손가락이 상대의 손 위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오드아이에서 주황빛이 더욱 선명해졌다. 펠리체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고개를 숙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의 차가운 입술이 상대의 입술에 닿았다. 그의 키스는 서툴고 조심스러웠다. 마치 처음 해보는 것처럼, 혹은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키스를 하는 동안 그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손가락이 모르턴의 손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마침내 입술을 떼어냈을 때, 펠리체의 오드아이는 평소보다 더욱 선명한 색을 띠고 있었다. 그의 긴 속눈썹에 희미한 물기가 맺혔다. 그의 손이 천천히 올라와 얼굴을 감쌌다. 그의 손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그 움직임은 한없이 다정했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부드럽게 뺨을 쓰다듬었다. 펠리체의 입술이 미소로 휘어졌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슬픔이 묻어있었다.

펠리체는 곧 급히 몸을 뒤로 물렸다. 마치 도망치듯, 펠리체는 그 자리를 그대로 떴다.


3
Resurrection
Confess

깜빡 잠이 든 펠리체는 문득 꿈을 꾸었다. 갖가지 꽃이 만개한 정원의 한가운데, 벤치에 앉아 있는 펠리체의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선글라스를 쓴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그의 긴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주다스였다. 펠리체는 자신의 오색 청발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의 오드아이가 옛 친구를 향해 반짝였다. 공기는 평온했고, 주변은 고요했다.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가 뭐야, 페피?”

“살고 싶어.”

펠리체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목 뒤의 깃털이 살짝 일어섰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 손가락에서는 한때 바람을 다스리던 힘이 느껴졌다. 그러나 곧 그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진짜로 살고 싶어. 그 애와 함께.”

“살아서─, 함께 늙어가고 싶어. 죽음과 삶 사이에 갇혀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숨쉬고, 심장이 뛰고··· 그 애의 차갑고도 따뜻한 손을 잡고 싶어.”

“그리고··· 테리도 다시 보고 싶어. 내가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그 애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말하고 싶어. 내 동생에게 모든 걸 설명하고 싶어.”

“다시 영웅이 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냥...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주다스는 미소지었다. 그의 손이 펠리체의 어깨에 놓였다. 그 순간, 모든 것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펠리체는 갑자기 눈을 떴다. 그의 오드아이가 어둠 속에서 빛났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시각은 오후 10시, 죽음까지 앞으로 두 시간이 남은 시점. 낮잠이 길었던 모양이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여전히 심장은 뛰지 않았다. 그의 얼굴에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펠리체는 조용히 기다리다 같이 잠든 듯한 모르턴을 바라보았다.

곧 소리없이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그의 청발이 달빛 아래서 여러 색으로 빛났다. 목 뒤의 깃털이 살짝 일어섰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창밖의 도시는 고요했다.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 있었다. 펠리체는 창틀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톱이 날카로워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의 숨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죽은 자의 호흡이란 그저 습관일 뿐이었으니까. 그는 손가락으로 창문을 두드렸다. 규칙적인 리듬이 방 안에 울렸다. 마치 심장 박동 같은 리듬. 그가 더 이상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좋은 꿈이었어.”

중얼거린 펠리체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그의 오드아이에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사랑, 슬픔, 갈망, 체념. 그의 입술이 미소로 휘어졌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펠리체는 몸을 숙여 모르턴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댔다. 그의 입술은 차가웠다. 죽은 자의 키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펠리체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심스럽게 그는 모르턴 옆에 눈을 감고 누웠다. 그의 차가운 손이 모르턴의 손을 찾았다.

그럼에도 내일이면 다시 죽겠지. 모르턴의 능력으로 다시 깨어나기 전까지. 그것이 그들의 일상이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끝없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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